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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2.09 쌍둥이 육아일기 : 승건이와 첫 벚꽃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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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만 타면 자는 승건이

 

 

 

코로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심해졌다가 좀 가라앉고 있던 시점이었다. 승건이와 승건이의 할머니 아내 그리고 나는 일식집 상품권이 생겨 점심을 먹을 겸 벚꽃 구경을 하기 위해 밖을 나섰다. 도율이와 승건이 둘 다 데려가고 싶었지만 이때 도율이는 등센서가 너무 심하게 달려있었고, 또 너무 많이 울던 시기라 둘을 같이 밖에 데리고 갔을 경우 쌍둥이 둘을 다 케어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도율이는 외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승건이만을 데리고 첫나들이를 나갔다. 마침  그 시기가 벚꽃축제 시기와 겹쳐서 우리는 점심을 먹고 잠깐 30분 정도 벚꽃 구경을 하기로 했다. 점심을 먹는 내내 아기가 울면 어떻게 하나의 고민을 하면서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를 고른 후 음식이 나와 밥을 먹는데 이상하게 승건이가 누워서 나와 할머니 와이프가 밥 먹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도율이에 비해 순둥순둥 하긴 하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100일이 지나고 얼마 안 지나 그런지 왠지 100일의 기적 중 하나로 느껴졌다.

 

 

 

 

할머니 품에안긴 승건이

 

 

 

 

식사를 다하고 바로 앞 무심천, 햇빛이 너무 좋아 눈을 찡그리는 승건이의 귀여운 모습은 담지 못했다 ㅜ

 

 

 

 

기분 좋은 승건이

 

 

 

행복한 30분의 시간을 보내고 도율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채 처갓집으로 고고! 집에 들어가서 아이들 밥 먹이고, 집 정리도 하고 난 뒤 갖게 된 아이들의 목욕시간!

 

 

 

뿔난 도율이

 

 

 

자기 빼놓고 나갔다 온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승건이나 데리고 나갔다 온 후로는 계속 뾰로통한 표정이다. 

 

 

'도율아 신기하고 재밌는 곳 많이 데리고 갈 테니 오늘만 봐주라!'

 

 

그에 비해 승건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의 승건이

 

 

 

어르신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을 때의 표정을 지으며 오늘 하루 매우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승건아 미안한데 다음은 도율이 차례야'

 

 

 

엄마품에 안겨 잠든 승건이

 

 

 

그렇게 하루가 다 지났고, 새벽마다 밥을 먹여야 하는데 둘 다 케어하기가 힘들어 승건이는 엄빠의 품에 도율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서 자는데 아마도 이 날이었을 거다. 이 날 승건이는 기적처럼 통잠을 잤다. 뭐가 이 날만큼은 도율이보다 표현도 잘 못하고, 항상 기운이 없어 보이는 승건이만을 위한 날을 만들어준 느낌이다. 둘 다 너무나 사랑스럽지만 둘 중 한 명의 아이가 기운이 없고 아프면 그 날은 마음이 더 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이 날만큼은 도율이 보다 승건이를 조금 더 생각해 줬던 하루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첫나들이 겸 벚꽃 축제인 만큼 둘 다 데려가지 못한 건 지금까지 마음에 걸리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이렇게까지 코로나가 길어질 줄 알았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둘 다 데려가 예쁜 꽃구경도 하고, 무심천 주변을 산책하고, 사진도 많이 찍을걸 하는 후회가 남았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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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두둥실둥이